[강론]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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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혜 1-2장; 2코린 8장; 마르 5장
2021.6.27.; 연중 제13주일; 이기우 신부

⒈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이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인간을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창조하시어 만물을 당신 뜻대로 돌보게 하심으로써 생긱있게 존재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악마의 시기로 이러한 창조의 섭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에, 이를 회복시키고자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⒉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던 한 여인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감히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습니다. 그 여인의 믿음은, “내가 저분의 옷자락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구원하러 오신 분임을 그 여인이 믿었기 때문에, 당장에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을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음도 평안해지고 영혼도 하느님을 만나게 되어 구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기적입니다. 

 

⒊ 몸이 지닌 문제는 질병이나 장애만이 아니라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며 쉬어야 하는 이른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제 문제까지 포함합니다. 사람의 몸이 본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질서대로 살지 못해서 여러 가지 고장을 일으키는 일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구나 사람들의 몸을 위해 이른바 민생 문제를 안정시켜야 하는 경제적 과제는 세상 끝날까지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건강과 보건, 경제와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을 찾아야 하고 이 지식이 진리에 입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여기에 믿음이 소용됩니다. 

 

⒋ 마음이 지닌 문제는 대부분 몸의 문제를 다루지 못해서 비롯됩니다. 질병이나 장애 때문이거나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마음을 쓰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함께 어울러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에서 개인들이 지닌 문제들은 대개 서로의 마음 안에 해결책이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공동선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것이 바로 그 대책입니다. 그래서 공동선이 진리임을 깨닫는 믿음도 필요합니다.  

 

⒌ 사람의 마음이 지닌 문제들 가운데 근본적인 문제들은 다른 사람들이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당신의 영을 통해 해결해 주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누구인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또 무엇을 어떻게 할 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영이 우리의 혼과 소통할 때 구원받을 수 있음을 예수님은 당신 생애를 통해 보여주셨고, 가르침으로 알려주셨습니다. 

 

⒍ 그래서 우리가 모든 면에서 곧 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나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나 특히 영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뛰어나기를 바랄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무지하거나 무능하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믿음의 일이고, 믿음에 의한 말과 지식의 일이며, 믿음이 열성적일 때 해결될 수 있는 일입니다. 

 

⒎ 공동선을 위한 신앙의 가르침이 최고선입니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 정의와 평화의 가치야말로 하느님의 뜻이요 축복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의 문제, 영혼의 문제가 심해지면 하느님의 섭리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기운이 닥치게 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두려움 없이 믿는 것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실존적인 삶이든, 사회의 공동체적인 삶이든, 인류의 전체적인 삶이든 마찬가지입니다. 

 

⒏ 생기를 잃어버린 사람들, 무한경쟁에 치여 무관심과 증오가 일상이 되어 버린 사회, 그토록 찬란한 물질문명을 이룩하고서도 인류 역사 이래 고질적인 분쟁과 패권에 몰두하고 있는 국제 사회에게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십니다. 악마의 시기로 말미암아 해결책을 모르고 마냥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사람의 문제, 사회의 문제, 인류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진리이십니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영혼도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사랑의 진리로만 구원될 수 있습니다. 

 

⒐ 생기를 잃어버리고 죽은 줄 알았던 소녀는 예수님의 눈에 잠자는 상태였을 뿐입니다. 소녀의 잠을 깨워주신 예수님께서 우리들도, 우리 사회도 깨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탈리타 쿰!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 하느님의 선하신 창조 의지에 대한 믿음이요, 둘째 악마의 존재와 활약에 대한 인식이며, 셋째 악마의 시기를 무릅쓰고 다시금 하느님의 창조 의지를 회복시키러 오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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