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부활,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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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창세 1,1-31; 창세 22,1-18; 탈출 14,15-15,1; 이사 54,5-14;

이사 55,1-11; 바룩 3,9-4,4; 에제 36,16-28; 로마 6,3-11; 마르 16,1-7

2021.4.3.; 부활 성야 미사; 이기우 신부

  오늘은 파스카 성야(聖夜)입니다. 인류의 파스카를 위해 전례로 미리 성취하는 거룩한 밤입니다.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에서 파스카 전례가 시작될 때 암시되었듯이, 예수님의 제사에는 죽음과 부활이 이미 담겨 있었습니다.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절에서는 예수님처럼 우리도 바쳐야 할 희생으로서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위한 지향으로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죽음을 맞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성토요일을 지내고 맞이한 이 파스카 성야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서 그분 덕분에 부활한 우리가 새롭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향을 보여 줍니다. 부활은 새로운 창조이기 때문에, 새로이 태어난 부활의 사람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보내주시는 기운에 힘입어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의 삶을 지금 여기서 그리고 우리 자신부터 주어진 상황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고 말씀하시고 당신의 모습으로 남자와 여자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아담과 노아 이래로 세상에 오셨지만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을 가장 닮은 사람이셨습니다. 아니,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습니다. 그보다도 하느님 자신이셨습니다. 

 

  아담에서 노아, 아브라함을 거쳐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하느님께 바친 제사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담은 원죄를 저지른 데 대한 속죄의 제사를 바쳤고, 노아는 대홍수의 심판에서 살아남은 데 대한 감사의 제사를 바쳤으며, 아브라함은 외아들 이사악 대신 어린양을 바치는 제사로(창세 22,13) 예수님의 제사를 미리 보여주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바치시는 본연의 제사를 보여주셨습니다.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은 혹독한 강제노역으로 종살이하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해방됨으로써,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해방되어야 할 인류 전체의 파스카 과업을 미리 보여주는 역사적 예형(豫型)이 되어 주었습니다. 

 

  파스카 과업을 향해 나아감에 있어서 이사야는 노아 시대에 있었던 대홍수 심판을 상기시키면서, 아브라함이나 모세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인류와 평화의 계약을 맺으실 것임을 알려 주었습니다(이사 54,9-10). 또한 그 평화의 계약은 아담이나 노아 시대와 달리 하느님께서 몸소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심으로써 실현되도록 하실 것임도 알려 주었습니다. 장차 사람으로 강생하시어 세상에 오실 성자 하느님께서 평화의 계약을 맺으실 것이며, 성자께서 보내실 성령 하느님께서 생명의 음식과 생명의 음료가 되심으로써 인간의 자유가 더 이상 남용되지 않도록 이끄시겠다는 예언이었습니다. 

 

 이사야처럼 바룩도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야곱아, 돌아서서 슬기를 붙잡고 그 슬기의 불빛을 향하여 나아가라. 네 영광을 남에게 넘겨주지 말고 네 특권을 다른 민족에게 넘겨주지 마라“(바룩 4,2-3). 에제키엘에 이르면, 그토록 완고하게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실망이 구체화되기에 이르러서(에제 36,17-18) 하느님께서 새로운 당신 백성을 모으시리라는 암시가 나옵니다. 

 

  마침내 세상에 성령으로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시어 강생하신 성자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마치시고 부활하셨고, 그분의 부활이 새로운 창조임을 알아본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이 그분과 계약을 새로이 맺고 교회를 이루었습니다. 이 아나빔들은 갈릴래아라는 새로운 이집트로 찾아가서 새로운 히브리 노예들을 찾아 해방시킬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교회의 사도로 부름받은 바오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세례의 성사에 담긴 창조와 해방의 은총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도 부활한 삶을 살아야 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상 일 년 중 말씀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길게 선포되는 파스카 성야 미사의 말씀이 보여주는 흐름을 간추려 드렸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부활 찬송에서, 이 말씀의 흐름에 대하여 아담의 원죄로 말미암아 오신 구세주 예수님을,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맞이하면서 “오, 복된 탓이여!”라고 감격하였습니다. 

 

  부활은,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희생 봉헌하신 결과일 뿐 아니라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을 가장 닮은 인간이심을 보여주신 신비입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고 하시며 사람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그래서 부활은 우리 믿음의 바탕이 되고, 목표가 됩니다. 그래서 예수 부활은 우리가 믿을 이유가 되고 우리가 믿는 의미를 가르쳐줍니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될 뻔 했다고까지 깨우쳐 주었습니다. 그만큼 그분의 부활이 중요하고, 놀라우며, 감사한 은총입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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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도 그분 안에서 부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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