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일 조명연 신부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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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출처: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
 
초등학생 때의 제 모습은 자신감 없는 소극적인 모습이 많았습니다. 남들 앞에서 말도 못 했고, 특히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이번에 구연동화 대회가 있으니까 우리 반 대표로 명연이가 나가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얼굴부터 빨개지는 제가 또 말재주도 전혀 없는 제가 사람들 앞에서 동화를 말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괜찮아. 너는 잘 할 수 있어. 선생님은 너를 믿는다.”라면서 무조건 나가라는 것입니다.

결과를 말한다면, 대회에 참석했고 저는 2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참가한 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성적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대회를 통해서 저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때의 구연동화 대회에 참석한 것이 지금 이렇게 말로 먹고사는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가오는 모든 기회는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실패 역시 또 하나의 성장을 가져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이렇게 우리 편이 되어서 늘 좋은 쪽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십니다. 따라서 내게 다가오는 모든 기회를 두려워하고 피해서는 안 됩니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합니다. 그 도움이란 무엇일까요? 나병이라는 병에서 해방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 대한 호칭이 단순히 ‘스승님’입니다. 주님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단순히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는 용한 의사로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인데도 예수님께서는 그의 병을 고쳐 주십니다. 왜 그랬을까요? 늘 당신께 대한 믿음을 강조하신 분이 아니십니까?

그 해답을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나병 환자의 고통을 아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율법에 금지되어있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스캔들을 불러일으킬 행동인 나병 환자를 직접 만지시기도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당신께 충실하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어떤 순간에서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주님께 나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어떤 어려움과 힘듦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좋은 쪽으로 성장하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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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우리’라는 가장 강한 모습으로 나선다(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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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교구 순교 사적지, 나주 순교자 기념 성당의 순교자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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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한계는 없습니다.

나무나 처마 아래 등지에 벌집을 짓고 사는 일반 벌과는 다르게,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이 있습니다. 바로 ‘땅벌’입니다. 유명한 노래 제목인 ‘땡벌’은 강원도에서 부르는 ‘땅벌’을 말합니다.

이 땅벌은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벌은 큰 덩치에 비해 너무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기역학적으로 도저히 날 수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땅벌은 날지 못할까요? 아닙니다. 신기하게도 잘 날아다닙니다.

날지 못할 구조이지만, 잘 나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땅벌을 보면서 한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만들면서 할 수 없는 이유의 숫자를 늘립니다. 그러나 세상에 정해진 한계는 없습니다. 그 한계를 만들어가지 않을 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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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교구 순교 사적지, 나주 순교자 기념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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