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 조명연 신부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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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출처: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
중학생 때 제일 자신 없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턱걸이’입니다. 체력장에서 20점 만점을 받으려면 턱걸이를 20번 이상해야 했는데, 저는 단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온 힘을 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턱걸이를 한 번도 하지 못하는 저를 본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합니다.

“너는 힘도 센데 왜 턱걸이를 못 하는 거야? 요령이 없어서 그래. 내가 요령을 가르쳐줄게. 이대로 하면 팔 힘이 없어도 5번 이상은 할 수 있다니까.”

그래서 가르쳐준 것이 소위 ‘배치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상하 반동을 이용해서 턱걸이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체력장에서 만점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요령 없이 저만의 힘을 이용해서 턱걸이 만점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턱걸이를 못 해. 나는 힘이 없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한 번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령을 통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제 안에 있는 능력도 찾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을 부정적인 감정에 가두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에 둘러싸여 있어도 행복하지 않을 수가 있는데, 부정적 감정에 가두어져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요? 따라서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나를 가두어서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서 오늘 복음을 묵상해 봅니다. 주님께서 주신 여러 은사가 있습니다. 그 모든 은사는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도록 주어진 것입니다. 문제는 이 은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물을 충실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장차 그 선물을 더욱더 많이 받겠지만, 자기가 받은 것을 그대로 놀리는 사람은 그것마저 잃게 될 것을 오늘 탈렌트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한 죄가 얼마나 큰 단죄를 받는지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악행을 하는 자들, 살인자와 간음자만이 아니라 선한 일을 하지 않은 사람도 죄인임을 깨닫게 됩니다.

탈렌트는 각 사람의 능력을 나타냅니다. 그것은 누구를 보호해주는 일일 수도 있고, 돈이나 가르침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이 받은 것을 활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저는 한 탈렌트밖에 없고, 그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우리 구원과 우리 이웃의 유익을 위하여 쓰도록, 우리에게 말하는 능력과 손과 발과 신체와 정신과 이해의 힘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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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사랑, 두 번째로는 기술이 필요하다(안토니오 가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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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순교사적지, 진산성지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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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만 하면 다 재미있다.

신부가 되고서 얼마 안 되었을 때, 본당신부님께서는 보좌신부인 제게 덕적도에 한 달 동안 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름 휴가에 맞춰서 많은 사람이 덕적도에 들어가니까, 그들을 위해 미사를 해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름 한 달 동안 덕적도에서 생활했습니다. 그 생활이 어떠했을까요?

솔직히 재미 하나 없었습니다. 미사를 하러 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 나가서 장사해야 하기에 평소에 오시던 동네 분들도 없었습니다. 공소 회장과 저와의 단둘의 미사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낮에는 바닷가에 나가 수영을 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며칠 하다 보니 지겨워졌습니다. 들고 간 책도 없어서 심심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사제관에 갖춰 있는 책들을 하나씩 꺼내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책이었지만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집중할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집중하게 된 ‘오래된 책’. 그러나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이때,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집중만 하면 어떤 책도 재미가 있다.”

지금 삶에 재미가 없다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중하면 다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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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순교사적지, 진산성지 제대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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