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일 조명연 신부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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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출처: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
 
우연히 초등학교 때의 친구들과 연락이 되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랬을까요? 서로 이야기하는데 주로 이렇게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너, 기억나니?”

이 말로 먼저 물어보고 함께 기억할 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기억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의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때 한 친구가 중간에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전근 가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모두가 기억했습니다. 드디어 기억의 공통점이 생겼습니다. 모두가 좋아했던 선생님의 전근은 우리 모두의 기억에 선명하게 기록되었나 봅니다.

어느 책에 이런 말이 적혔던 것이 생각납니다.

‘모두가 과거를 다르게 기억한다. 저마다 과거를 다르게 살기 때문이다.’

공감 가는 말입니다. 그래서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살았음에도 기억하는 과거가 다를 수밖에 없나 봅니다. 여기서 문제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의 기억만 정답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지금 행동을 정당화시키곤 합니다. 나의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포도밭 임자가 소작인들에게 일을 맡기고 갑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맡긴 일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것들을 보살피고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지키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소작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하는 포도밭을 일구고, 울타리를 둘러치고, 또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우는 모든 힘든 일을 포도밭 임자가 합니다. 얼마나 소작인들을 배려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작인들은 포도밭 임자의 배려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기억을 간직합니다.

그 밭을 차지해야 한다는 기억만을 만들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의 아들을 죽여 버리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비유는 당신 자신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주인의 아들은 예수님이고, 못된 소작인은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 말씀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해당합니다.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를 향해,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했다는 잘못된 기억만 하는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기억을 하는 우리는 오늘 독서에서 전해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하는 행복의 기억을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나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것을 그대로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필리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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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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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순교 사적지, 경기 감영터 명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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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단련하기.

한때 헬스에 푹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근육 붙는 재미와 함께, 무거운 것도 가볍게 드는 제 모습에 만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사람들이 이런 말을 많이 했습니다.

“신부가 왜 근육을 만드는 거예요?”

지금 현재 헬스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단했던 근육은 거의 다 빠져나갔습니다. 대신 배만 볼록 나왔습니다. 운동하지 않으니 근육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시 근육을 만들 수가 있을까요?

나이가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운동밖에 없습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근육은 다시 생길 것입니다(이런 마음으로 요즘 다시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우울함에 빠져 있는 자존감을 잃은 사람을 종종 봅니다. 이 자존감을 회복하기가 불가능한 것일까요? 자존감 넘치는 삶은 꿈같은 이야기이고 남의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자존감 근육을 단련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불가능보다 가능의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을 살리는 말과 행동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든 주님 안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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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성지, 광희문 성지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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